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자의 눈] 청년들은 왜 사이비에 빠질까

지난 12일 애틀랜타 교외에서 발생한 한국 여성 피살 사건은 한인 사회와 교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는 종교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피의자들은 한국에서 온 30대 여성을 감금한 후 폭행하고 굶겨 결국 숨지게 하였다. 피의자 6명의 연령은 15~26세에 불과했다.   최근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들이 해당 종교단체 입단(Initiation)을 위해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집단의 실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범행 동기가 오직 종교적 이유라면 그들은 분명히 잘못된 신념과 사상을 가진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최대 1만 개의 사이비 집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비 집단과 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회적 수용’이라고 말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언어학 교수인 로빈 클라크는 “19세기 어느 시점부터 ‘Cult(사이비 집단)’는 ‘사회적 일탈’로 간주되는 신념과 관행을 지칭했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비교육기관(Cult Education Institute)’은 사이비의 특징에 대해 ▶책임없는 권위주의(지도자의 말이 곧 법인 경우) ▶질문이나 비판을 용납하지 않음 ▶불투명한 재무 공개 ▶외부 세계에 대한 비합리적인 두려움(박해에 대한 두려움, 종말론적 사고 등) ▶탈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믿게 함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 이력 등을 꼽았다.     미국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사이비 집단으로는  UFO가 자신들을 천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믿었던 ‘천국의 문(Heaven’s Gate)'과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 본거지를 두고 종말론을 신봉했던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 있다. 이 두 집단 모두 끔찍한 집단 자살로 막을 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비정상적이며 허무맹랑한 이론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의 과학저술가인 마르틴 우르반은 자신의 저서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할까’에서 과학과 신학사를 넘나들며 이에 대해 파헤쳤다.     저자는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를 이유로 짚었다. 인간이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해야 할 때 ‘확실함’을 갈급하는 것은 본능이다. 현실에 대해 100% 정답을 갖고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불합리한 것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종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특히 젊은 층이 쉽게 사이비에 빠지는 경향과도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다.  유연철 박사(서울신학대 상담심리학 교수, ‘공감’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현재 한국 내 이단 세력 200만 명 중 절반인 100만 명이 청년층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청년은 이단에 노출되기 쉬운 연령대라는 것이다.     넷플릭스 방영으로 큰 화제를 모은 ‘JMS’를 추종한 신도의 80% 이상도 소위‘엘리트’ 대학생들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 사이비 종교의 그럴듯한 교리는 탈출구로 생각될 수 있다.     각 가정과 교계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위한 길에 접어들며 부모와 같은 버팀목이 멀어져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낯설고 힘든 일이다.  적절한 공급과 지지를 받지 못해 허해진 마음에 미숙한 정신은 자기방어 수단으로 그릇된 것을 넣기가 쉽다.   확실함에 갈급해 하며 홀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함이 때론 바른길이자 지름길임을 알려주자. 언제나 힘들면 쉬어가고, 지치면 기댈 수 있는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주자.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사이비 청년 사이비 집단 사이비 종교 두려움 종말론적

2023-09-24

[사설] ‘애틀랜타 살인’ 사이비 종교 배후 밝혀야

지난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인 6명이 집단으로 30대 한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용의자 가운데는 20대 여성과 10대 청소년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살인 외에도 불법 감금, 시신 은닉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피해자는 지난 7월 중순 한국에서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했으며, 이들에게 장기간 감금됐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발표한 범행 수법을 보면 이들은 정상인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피해자를 3주 이상 주택 지하실에 감금한 채 지속해서 폭행을 가했으며 음식물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사망 당시 피해자의 몸무게가 70파운드 정도에 불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들은 범행 은폐를 위해 시신을 불태우려는 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보면 이들은 사이비 종교 집단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 체포 당시 자신들을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고 밝힌 데다 범행 장소에서 집단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이 특정 사이비 종교 집단의 의식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은 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그럴듯한 교리를 앞세워 사람들을 현혹하고 결국은 파멸로 이끈다. 그동안 사이비 종교로 인한 이런 피해는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금만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허위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허무맹랑한 주장에도 쉽게 넘어가게 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정확한 원인과 함께 사이비 종교 집단 관련성 여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사이비 종교 집단이 배후로 밝혀질 경우 관련자들도 처벌해야 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싹은 미리 잘라버려야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설 애틀랜타 사이비 사이비 종교 애틀랜타 살인 특정 사이비

2023-09-20

"범행의 종교 관련성 수사 중"…귀넷 경찰국 브리핑서 밝혀

애틀랜타 지역 한인 살인 사건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종교’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한인 용의자들은 특정 종교 단체의 신도들로 추정되며, 피해 여성 역시 종교 단체 가입을 위해 애틀랜타에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귀넷카운티경찰국 후안 마디에도 공보관은 14일 사건 브리핑에서 “용의자들은 그들 자신을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로 지칭했다”며 “피해 여성은 특정 종교 단체 가입을 위해 이번 여름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그리스도의 군사들’이 특정 종교 단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의 동기가 종교적 신념 또는 교리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들은 로렌스빌 지역에 살고 있었다. 경찰이 사건 브리핑에서 개신교 관련 용어를 사용하자 애틀랜타 지역 한인 목회자들도 현재 사건 추이를 살피고 있다.   이 지역 빛과소금교회 김성구 목사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지역에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데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는 교회나 그런 명칭을 쓰는 종교 기관도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종교단체와의 관련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한인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 전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이비 종교 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총무 김종민 목사는 “지난 2012년 자칭 예수라고 하는 한인 목사가 조지아텍 한인학생회 웹사이트 등에 영어 수업(ESL) 등을 무료로 해준다며 학생들을 현혹해 심각한 피해를 본 사건이 있었다”며 “당시 한국 언론에서까지 다룰 정도로 논란이 컸는데 이번 사건에 용의자들이 10대, 20대이고 종교와 관련이 됐다고 하니 사이비와 관련한 문제가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용의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미성년자인 용의자는 소년 법정에서 심리 절차가 진행된다.     제이슨 박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경찰과 협조 중이다. 이 상황에 대해 법원에서 사실을 밝힐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조우형 경찰 영사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은 확인했으나, 아직 한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계속 연락을 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관련성 경찰국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총무 종교 단체 사이비 종교

2023-09-14

사이비 종교 한인 6명 살인혐의 체포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한인 남녀 6명이 한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들은 같은 종교단체 소속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숨진 여성을 감금·구타하고 굶긴 것으로 드러나 사이비 종교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14일 귀넷카운티 경찰국은 기자회견에서 에릭 현(26), 이가원(26), 이준호(26), 이준현(22), 이모(15·이상 남), 이현지(25·여) 등 한인 6명을 살인 및 불법 감금, 증거 변조, 시신 은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중 이가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시민권자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둘루스의 한인타운 중심지에 있는 J사우나 주차장의 은색 재규어 차량 트렁크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시신이 실린 차량을 현장까지 운전한 사람은 용의자중 에릭 현이다. 당시 부상을 입은 현은 차를 주차한 뒤 병원으로 향하며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차량에서 물건을 가져와 달라 부탁했다.   차를 확인하러 간 현씨 가족은 트렁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자 열었고, 시신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씨를 심문한 경찰은 로렌스빌에 있는 한 주택을 수색해 한인 여성이 살해된 현장인 지하실을 찾아냈다.     경찰은 숨진 여성에 대해 “지난 7월 중순쯤 한국에서 입국한 20~30대 여성”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주택 지하실에 이 여성을 강제로 감금하고 굶기며 폭행하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발표했다. 후안 마디에도 귀넷 경찰 공보관은 “피해자는 발견 당시 몸무게가 70파운드에 불과했다. 8월 3일부터 피해자를 굶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범행 장소였던 지하실 바닥에서 피해자의 피를 발견했고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외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종교단체와의 관련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고 불렀다. 또 숨진 여성은 종교단체 가입을 목적으로 지난 여름 한국에서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범행의 종교 관련성 수사 중"…귀넷 경찰국 브리핑서 밝혀 용의자 중 이준호, 이준현, 이모군은 형제며, 이현지는 이들 중 한 명의 여자친구라고 경찰은 전했다.     한 지역 매체에 따르면 범행 장소인 로렌스빌의 주택도 3형제의 아버지 명의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 3형제의 부모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지역 매체 'WSB-TV'는 3형제와 현씨가 사건이 발생한 집에서 함께 거주했다고 보도했다. 마디에도 공보관은 “피해자 가족은 현재 한국에 있다. 아직 정식 통보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은 성적 동기나 갱단 연루된 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J사우나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인근 어번 지역에 사는 강승철씨는 “피해 여성이 발견된 곳은 비유하자면 한국의 종로 같은 곳으로 한인타운의 중심지”라며 “한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시체 유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살인혐 사이비 한인타운 중심지 한인 여성 사이비 종교

2023-09-14

[중앙시론] 사이비와 종교의 자유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한국 사이비 교주 고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반한 사람들’이 요즘 화제다. 사이비 종교와 교주들의 충격적인 행태가 상세히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JMS(기독교복음선교회)라는 교단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이 교단의 교주는 예수의 사랑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며 사기극과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이전에 필자의 아내가 JMS 신도중에 명문대 출신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 “어쩌다 한두명 있는 것 같고 침소봉대한 것이겠지, 흥미를 끄는 것이라야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좋으니까” 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최근 JMS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아내가 했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JMS 신도 중에는 검사, 교수, PD, 건축가 등 소위 엘리트들도 많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뭐지” 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세상사 요지경이라지만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교주가 명문대학 재학생과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빠질 정도의 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지성인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에 끌려 그를 교주로 받들게 된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역은 아마 사회심리학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정확한 답은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치부할 각종 사이비 종교에 의외로 많은 사람이 빠져든다. 말을 안 해서 그런 사람이 가까운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사이비 종교 논란은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엔 땐 유병언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신천지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남미 지역에 있는 한 한국 사이비 종교 집단거주지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 사건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글쎄 누구의 시각으로 사이비와 이단을 가르느냐는 공정성의 이슈가 분명 존재하고 이단과 사이비가 같은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일단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의존 정도가 지나치게 심해지면 신비한(?) 뇌의 최면작용 때문에 쉽게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게 된다고 본다.  또한 인간에겐  일정 부분 악한 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자기에게 초인간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교만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를 신의 아들, 혹은 신이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또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이용해 금전적, 육체적 이득을 최대한 뽑아내려는 사기극을 벌이기도 한다.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종교 선택에 대한 자유를 강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범죄를 저지른 교주나 그 주변 공범자들은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단순히 그 그룹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범자로 몰아 처단하거나 사회적 매장을 하는 마녀사냥도 민주주의 사회에선 위험한 일이다.   사이비나 이단 종교 교주 관련 문제는 인류 역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항시 감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     약한 인간과 악한 인간이 존재하는 한…. 김윤상 / 변호사중앙시론 사이비 종교 사이비 종교 이단과 사이비가 한국 사이비

2023-03-15

[중앙시론] 사이비와 종교의 자유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한국 사이비 교주 고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반한 사람들’이 요즘 화제다. 사이비 종교와 교주들의 충격적인 행태가 상세히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JMS(기독교복음선교회)라는 교단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이 교단의 교주는 예수의 사랑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며 사기극과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이전에 필자의 아내가 JMS 신도중에 명문대 출신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 “어쩌다 한두명 있는 것 같고 침소봉대한 것이겠지, 흥미를 끄는 것이라야 사회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좋으니까” 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최근 JMS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아내가 했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JMS 신도 중에는 검사, 교수, PD, 건축가 등 소위 엘리트들도 많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뭐지” 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세상사 요지경이라지만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교주가 명문대학 재학생과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빠질 정도의 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지성인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에 끌려 그를 교주로 받들게 된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역은 아마 사회심리학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정확한 답은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치부할 각종 사이비 종교에 의외로 많은 사람이 빠져든다. 말을 안 해서 그런 사람이 가까운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사이비 종교 논란은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엔 땐 유병언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신천지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남미 지역에 있는 한 한국 사이비 종교 집단거주지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 사건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글쎄 누구의 시각으로 사이비와 이단을 가르느냐는 공정성의 이슈가 분명 존재하고 이단과 사이비가 같은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일단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의존 정도가 지나치게 심해지면 신비한(?) 뇌의 최면작용 때문에 쉽게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게 된다고 본다.  또한 인간에겐  일정 부분 악한 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자기에게 초인간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교만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를 신의 아들, 혹은 신이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또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이용해 금전적, 육체적 이득을 최대한 뽑아내려는 사기극을 벌이기도 한다.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종교 선택에 대한 자유를 강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범죄를 저지른 교주나 그 주변 공범자들은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단순히 그 그룹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범자로 몰아 처단하거나 사회적 매장을 하는 마녀사냥도 민주주의 사회에선 위험한 일이다.   사이비나 이단 종교 교주 관련 문제는 인류 역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항시 감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     약한 인간과 악한 인간이 존재하는 한….  김윤상 / 변호사중앙시론 사이비 종교 사이비 종교 이단과 사이비가 한국 사이비

2023-03-13

[기고] 드라마 ‘지옥’이 던진 질문

요즘 지옥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드라마 ‘지옥’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나도 그 드라마를 몰아보면서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떠올렸다. ‘저게 말이 되나. 유아적 망상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말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이비 종교, 공포정치 등이 연상돼서였다.   드라마 속 지옥은 권선징악을 상징하는데,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란 개념은 종교 안에서도 비슷하다. 지옥론이 종교계에서 거론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다.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당시에는 신자들이 문맹이기에 일명 지옥도라는 그림으로 가르침을 준듯하다. 지옥도는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불교계에도 있다.     드라마를 본 많은 이들은 지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곳인지를 궁금해한다. 오래전부터 무신론자들은 지옥의 존재를 부인해 왔다. ‘지옥’과 ‘사랑이신 신’의 존재가 모순된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신이 자기 창조물을 지옥 불구덩이에 집어 던진다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인생의 불공평성을 놓고 볼 때 지옥의 존재는 잔인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 세상은 태어날 때도, 살아가는 과정도, 죽을 때도 불공평한데, 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다가 죽는 사람들을 단순한 잣대로 판단하여 지옥행을 결정한다면 그 자체가 잔인한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대개 심리적으로 병적인 종교인이 만든 지옥론에 대한 반박이다. 신학자들에 의하면 지옥은 신이 인간을 버리는 곳이 아니라 신을 버린 인간들이 가는 곳이다. 어둠을 좋아하는 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곳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신은 자기를 버리고 떠난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그래서 성인들은 천당에 있지 않고 지옥에서 기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신이 지옥을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학대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옥 같은 가정 안에서 살던 기억이 종교까지 연장돼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간이 신의 뜻을 거역하면 지옥으로 간다는 주장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데, 가장 심각한 것은 공포 신앙이다.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 중에 으뜸은 공포심이다. 군부 독재 통치를 겪어본 사람들은 공포정치가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안다. 위축된 자아, 정신적 질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안감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포신앙을 갖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예 신분을 자처한다는 것이다. 즉 가학-피학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세가톨릭은 지옥론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려 하였고, 이런 방법이 지금은 개신교 안에서 재현되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중세에 머무는 그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지옥론은 신자들을 노예화하지만 반대로 교주는 신격화한다. 자신이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판단자인 듯이 선민의식을 가진다. 자신에게 천국행 선발권이 있는 척하면서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이다. 신도들은 교주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도 오히려 고마워하는 병적인 상태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속 ‘화살촉’ 같은 자들이 설친다. 근거 없는 도덕적 잣대를 휘두르면서 열등감과 권력욕을 채우려는 인간들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이단이니 악마니 하며 마녀사냥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량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자들을 보면서 지옥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만약 그런 자들을 보내는 지옥이 없다면 아무 죄 없이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영원히 구천을 떠돌아야 할 것이다. 미얀마에서 자국민을 학살하는 자들에게 지옥문이 열려서 드라마에 나오는 사자들이 데려가길 학수고대한다.   지금 사는 것이 지옥 같은 사람들에게 지옥은 저세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런 지옥살이를 면하게 해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기고 드라마 지옥 지옥 불구덩이 요즘 지옥 사이비 종교

2021-12-2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